[아이아토 2019.11,12월호] 원주의 풍경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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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예술의 조화, Museum SAN


웰컴센터부터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느껴지지만 Museum SAN(뮤지엄 산)을 찾은 대부분의 관람객은 관람 초입인 플라워가든의 입구에서부터 환성을 지른다. 


80만 주의 붉은 패랭이 꽃이 펼쳐진 너른 들판과 그 위에 서 있는 붉은색의 조각, 산과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 자체가 예술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Museum SAN(뮤지엄 산)의 이름이 Space, Art, Nature에서 각각 앞 글자를 따온 것에서 지어진 연유와 함께 이 전시관의 정체성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압도적인 도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공간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공간을 만들어내는 이곳의 백미는 하얀 자작나무 숲을 통과해 미로 같은 노출 콘크리트 담장을 돌아 나와야 볼 수 있다. 


바로 넓은 연못에 뮤지엄 본관과 아치형 조각이 떠 있는 것처럼 보여 고요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워터가든이다. 


모델들이 걷는 런웨이처럼 본관을 향해 길게 뻗어 있는 이 길을 아이들은 신이 나서 뛰어다니지만 어른들은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마치 명상을 하듯 거니는 곳이다.
 

본관으로 들어오면 Museum SAN(뮤지엄 산)의 시작인 종이 박물관과 한국 근·현대 서양화와 한국화, 판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청조갤러리를 둘러볼 수 있다. 


국보, 보물 등 다수의 지정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종이박물관에는 다양한 종류의 공예품과 종이를 생산하던 기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종이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판화공방에서는 전문가와 함께 직접 판화 작업을 경험해볼 수 있다. 


Museum SAN(뮤지엄 산)을 방문하기 전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나도 작가 판화 클래스’를 체험하는 것을 추천한다. 


직접 드로잉한 이미지를 판화로 제작해 실크스크린으로 프린팅하는 프로그램으로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최소 2주 전 전화로 사전 예약해야 한다. 즉흥적으로 방문하게 됐다면 상시 체험 프로그램인 ‘판화로 만드는 패브릭 아이템’을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마음에 드는 도안과 잉크 색상을 직접 선택해 실크스크린 판화를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도 충분히 혼자 프린팅할 수 있는 난이도에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패브릭 소품도 만들 수 있다. 


개인은 상시 참여 가능하지만 단체는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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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있는 겨울, 박경리문학공원


박경리문학공원은 박경리 작가가 1980년, 원주에 터잡고 대하소설 『토지』 4,5부를 집필한 옛집 및 뜰이 보존돼 있는 공간임과 동시에 토지의 배경지를 옮겨 놓은 3개의 테마공원으로 꾸며져 있는 곳이다. 


박경리 작가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알 수 있는 박경리문학의 집, 일제강점기 자료와 박경리 작가 관련 책자들을 볼 수 있는 북카페도 조성돼 있다. 


박경리 작가의 생애와 『토지』에 대해 깊게 알고 싶은 사람은 물론 이거니와 가볍게 산책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 찾아도 좋은 곳이다.
 

박경리문학의 집에서는 미리 예약을 하면 박경리 작가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5층에서부터 1층으로 내려오는 순서로 시작되는데, 5층의 영상실에서는 박경리 작가의 생애에 대한 15분가량의 영상을 볼 수 있다. 


4층으로 내려오면 작가의 등단작품부터 시작해 장·중·단편의 순서로 전시된 출간본들과 원주소설토지사랑회에서 필사한 토지 필사본들을 볼 수 있다. 


3층은 오롯이 토지를 주제로 꾸며진 공간으로 4개의 전시부스가 각각 소설의 1~4부의 내용을 재구성하고 있다. 


일반 출간본보다 판형이 크게 제작된 전시용 책들은 소설의 각 부의 절정에 해당하는 부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가위 추수 장면에는 책 위에 벼가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박경리문학의 집에서 나와 맞은편으로 걸어가면 곳곳에 작가의 손길이 닿아 있는 박경리 작가의 옛집으로 갈 수 있다. 


상시 방문객들은 외관만 구경할 수 있지만 예약을 하면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이 옛집은 흔적을 복원한 것이 아닌, 박경리 작가가 생활하던 그대로의 공간을 보존한 곳으로 여타의 전시관과는 다르게 여전히 생활감이 느껴진다. 


특히 정원이 내다 보이는 작가의 집필실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작가와 감정적으로 연결된 듯한 묘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므로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작가에 대한 이해를 차곡차곡 다진 후에 뜰로 나오면 처음 방문했을 때와는 다르게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손자가 구덩이를 파고 물놀이를 하던 곳에 작가가 직접 만든 작은 연못, 손수 기르던 텃밭, 집필실에서 고뇌하던 때에 눈길이 닿았을 나무들이 다른 의미를 갖게 되기 때문이리라. 


뜰의 중앙에 위치한 작가의 동상도 방문객들을 가만히 품어 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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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 걸어가 볼까요? 소금산 출렁다리


2018년 1월에 개통한 후로 줄곧 소금산 출렁다리는 방문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산악보도교 중 최장, 최고의 규모 (길이 200m, 높이 100m, 폭 1.5m)라는 수식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기엔 간현관광지 주차장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등산로를 타고 출렁다리를 만나기까지 품이 만만치 않게 들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매표소 앞 상인들이 여기서부터 출렁다리까지 40분은 걸어야 하니 쉬었다 가라며 홍보를 한다. 


의문은 출렁다리와 마주하면 단번에 풀린다. 입구부터 반대편 데크광장까지 늘어서 있는 출렁다리 자체도 장관이지만 무엇보다 전방위로 펼쳐지는 소금산의 광경을 눈에 오롯이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금산 출렁다리에서는 발 밑으로 섬강과 삼산천 강물이 합수되는 간현관광지를 볼 수 있다. 


넓은 백사장과 기암괴석, 울창한 고목이 조화를 이루고 바위 절벽이 병풍처럼 관광지를 감싸고 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러나 출렁다리의 백미는 바로 소금산의 품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 그 자체다. 


발은 출렁다리를 밟고 있지만 마치 하늘을 날며 소금산과 간현관광지 일대를 둘러보고 있는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흰 눈이불을 덮은 뒤에 찾으면 그야말로 겨울 속을 걷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소금산 출렁다리를 건너오면 하늘바람길을 통해 내려올 수 있는데, 그곳에서는 출렁다리가 허공을 가로지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고 난 후의 여운을 잠기기에 좋은 장관이 펼쳐지니 쉬어갈 겸 구경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소금산 출렁다리를 내려오면 간현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구 간현역과 판대역을 오가며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원주레일바이크가 있으며 최근에 조성된 간현 벽화거리도 조용하고 고즈넉한 마을을 따라 산책하기 좋다.



Editor 이소영
자료제공·원주시청, 뮤지엄 산, 박경리 문학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