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아토 창간호] 긁는 아이 ‘자존감’ 어떻게 높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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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해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자존감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서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굳건히 하는 ‘자기 확신’을 말한다. 


높은 자존감은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며 시련을 잘 극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아이들은 부모의 심경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출생 초기에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애착이 형성되는데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이 기억이 긍정적이었으면 건강한 반응이 표현되고 부정적이었다면 짜증내고 화내는 반응으로 나타낸다.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에 우울감을 갖거나 자존감이 낮은 경우는 부모가 이 시기에 아이를 보며 우울해하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냈을 가능성이 크다. 


치료 과정이 힘들어도 웃는 얼굴로 아이와 상호작용을 한다면 아이의 긍정적인 자존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
 

간섭과 명령조는 그만


아이를 키울 때 언제나 칭찬을 하고 즐거울 수 없겠지만 부모 스스로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만 긁으라고 했잖아!”, “왜 자꾸 긁는 거야!” 등과 같이 아이를 책망하는 말투는 그대로 아이의 마음으로 돌진해 상처가 될 수 있다. 


물론, 부모도 인간이기 때문에 지치고 말려도 듣지 않는 아이를 보며 아이의 잘못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유아 시기에 느끼는 죄책감은 그대로 열등감에 이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 병원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만성질환인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는 스스로도 자신이 긁으면 상태가 안 좋아 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부모가 자신을 컨트롤 하지 못하고 긁는다며 버럭 화를 내게 된다면 아이는 순간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이는 곧 좌절로 이어지고 결국 자기 비하의 원인이 된다. 부드러운 말투로 아이 보듬어야 아이와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말투’다. 


물론, 계속해서 긁어대는 아이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단호한 말투도 필요하다. 하지만 단호함 속에도 아이를 존중하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단다’, ‘제대로 표현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겠니’, ‘누구보다 네가 가장 멈추고 싶을 거야’라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이들도 말을 할 때 부모가 어떤 기분인지 그대로 느낀다.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행하는 아이의 마음에는 심리적 불안이 내재되어 있다. 


‘부모가 좋아하지 않는 행동’, ‘이후에 자신이 더 힘들어지는 행동’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부모 역시 그런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보듬어줄 필요가 있다.
 

부모의 자존감이 곧 아이의 자존감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는 부모의 자존감도 큰 영향을 끼친다. 흔히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자존감이 높다’고 말하는 경우다. 


아이는 자라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부모에게 지지를 받는 아이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 같은 경우 아이는 ‘건강한 좌절’을 겪었다고 말할 수 있다. 좌절이라고 해서 다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건강한 좌절을 겪은 아이는 스스로 한 뼘 더 성장하게 된다. 부모가 자신을 지지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과감한 도전도 가능하다. 


문제를 100% 해결하지 못해도 그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지지해주는 부모가 있음을 알기에 아이는 자신에 대해 스스로 ‘괜찮다’고 느끼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부모의 자존감이 높은 경우 더 긍정적으로 발현된다. 


부모가 스스로 나는 나로서 존재하는 ‘자기신뢰’가 높으면 건강한 자기애를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적인 자기와 이상적인 자기의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열등감이 크지 않고, 따라서 아이를 자기의 욕심대로 끌고 가려는 지배력도 크지 않다. 이는 아이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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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기다려 주고, 함께 나아가길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안 되는 것이 참 많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음식물도 가려 먹어야 하고, 땀을 흠뻑 흘릴 정도로 운동을 하면 가려우니 지양해야 하는 등 ‘안 돼’나 ‘그만’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그 외적인 부분에서 아이를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 


치료와 관리를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끝이 보이는 질환임을 부모 스스로가 인지하고 황금 같은 아이의 유소아기를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로 보낼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유아기의 아이는 ‘자아’가 완전히 형성되기 전이기에 부모, 특히 엄마의 모습을 자신의 거울로 삼고 자신과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다. 


밝고 따뜻하고 상냥한 말을 전하는 엄마와 화내고 짜증내고 비난하는 엄마, 둘 중에 어떤 엄마가 아이에게 높은 자존감을 줄 수 있을지, 굳이 묻지 않아도 답은 정해져 있다.
 

‘긁지 마’에서 ‘긁으면 더 아프니까 잠깐 문지르다가 약 바를까’, ‘가렵지, 엄마도 알아. 우리 조금만 참아볼까’처럼 아이의 심정을 헤아리는 가운데 따뜻한 마음으로 말을 건넨다면 아이 역시 ‘안 돼’, ‘하지마’가 주는 부정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아이의 우울감 극복, 자존감 회복을 위한 아이아토의 제안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해 심해지는 우울감과 낮아지는 자존감은 아이는 물론, 부모에게도 힘겨운 시련이 될 수 있다. 


아이의 대인관계나 타인에 의해 발생하는 외적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가정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이도 부모도 서로 노력해야 한다. 이에, 아이아토가 세 가지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많이 안아줄 것. 


부모와 자식간의 포옹은 자녀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해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 


어린 시절 잦은 신체접촉은 성장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부모와 허물없는 신체접촉이 많은 자녀일수록 성격이 밝고 대인관계가 원활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포옹을 함으로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정서적으로 유대감이 생겨 더 친밀해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포옹은 신체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포옹을 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기분을 좋게 만들고 코르티솔을 감소시켜 혈압을 낮춰준다. 


또, 옥시토신이 뿜어져나오면 기억력이 향상되는 효과도 있고 부교감 신경계를 자극해 활력과 평온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게 해 준다. 


안고 있을 때 파시니 소체라고 알려진 피부의 압력 수용체가 활성화 되고 뇌에 신호를 보내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


둘째, 하루에 세 번 칭찬의 말을 교환할 것.
 

칭찬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하는 칭찬은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칭찬을 할 때는 객관적인 잣대로 하되, 잘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비난이 아닌 격려로 아이를 위로해주도록 하자.
 

칭찬도 ‘놀이’처럼 하면 색다른 칭찬을 할 수 있다. 


칭찬받을 일을 했을 때 칭찬 스티커나 칭찬 도장을 베개 밑에 숨겨놓는 방법, 칭찬받은 행동을 할 때 이를 녹음해 칭찬 테이프로 만드는 방법 등 아이의 성향에 맞춰 색다른 칭찬을 하는 것도 좋다.
 

아이에게도 부모의 칭찬을 할 기회를 주도록 하자. 아이와 부모가 마주 앉아 서로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며 교환하는 칭찬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평소 어떠한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눈 여겨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셋째, 아이와 일기를 교환할 것.


두번째 방법과 일맥상통하는 방법일 수 있으나, 좀 더 자세히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글을 아는 아이라면 일기를, 아직 글을 모르는 아이라면 그림을 매일 교환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현재 심정은 어떤 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리고 부모의 일기와 그림 역시 아이에게 보여주고 얼마나 아이를 사랑하는지,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는지 아이에게 알려주자.


물론, 이 같은 방법들이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를, 아이는 부모를 이해할 수 있어야 서로를 존중하고, 그 안에서 자존감이 높아진다. 


아이는 이 같은 행동을 하나의 놀이로, 부모의 관심으로 받아들여 충분히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부모 역시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고,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으며, 아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은 세 가지를 모두 동시에 할 필요는 없다. 어떤 것이든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것을 사용하면 된다. 핵심은 아이와 교류하는 시간을 많이 만들라는 것이다. 


아이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충분히 알려주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고, 부모가 자존감이 높아야 아이도 자존감이 높아지는 법이다. 


신체의 병이 마음의 병이 되지 않도록, 마음까지 케어할 수 있는 부모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 아이의 질환을 자신의 잘못으로 여기고 죄책감에 빠져 있다면 거울을 보고 자기 자신에게 말해라. “너는 좋은 부모야, 네 탓이 아니야. 잘 하고 있어.”라고. 부모부터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아이의 자존감도 높아질 테니.



Editor 소윤아
도움말·진혜원 아동심리상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