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의 세계가 전면으로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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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라는 것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보통의 기회로는 엿볼 수 없는 세계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막이 영영 내리면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데서 오는 씁쓸함 때문이기도 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역사의 무대에서 한 번 내려갔던 청주연초제초장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지만, 미술관 입장에선 무대 뒤의 모습과 마찬가지인 수장고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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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공장을 문화시설로 바꾼 협력의 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1946년 설립 및 운영되다 2004년 가동을 중단해 14년간 폐산업시설로 방치돼 있던 청주연초제초장을 재활용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청주시가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지방자치단체 재산인 청주연초제초장을 국립현대미술관에 무상 양여,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2018년 12월 개관한 것이다. 


건물의 리모델링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광장 및 주차장 조성은 청주시가 맡는 등의 역할 분담을 통해 공사비와 운영비를 줄였으며 연면적 19,855㎡의 지상 5층 규모, 수장고 10개, 보존과학 공간 15개, 기획전시실 1개, 교육공간 2개, 도서관과 문서 보관소 역할을 하는 라키비움, 관람객 편의시설 등으로 이뤄진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는 단순히 방치됐던 폐산업시설을 문화시설로 탈바꿈시킨 것만이 아니라 국내 도시재생사업 중 최초로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한 사례로도 의미가 깊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의 개관을 주축 삼아 옛 연초제초장에서는 도시재생사업도 활발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공예클러스터 및 문화체험시설, 상업시설 등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도 이곳에 상설관을 짓고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 중심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여러 지역 미술관과의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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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져 있던 공간을 내보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보통 미술관에선 일반인 제한 구역인 수장고와 보존과학실을 개방했다는 점에 있다. 


수장고 전시는 개방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의 두 가지 형태로 운영 중인데 1층의 개방 수장고는 관람객이 수장고 내부로 직접 들어가 관람하는 형식이다. 


길이 14m, 높이 4m의 철제 선반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이곳에선 아이의 숨결이 작품에 닿을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백남준의 <데카르트>, 서도호의 <바닥>, 니키 드 생팔의 <검은 나나> 같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큐레이터의 전시 의도가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에 작품과의 가까운 거리까지 더 해져 관람객 사이에서 인기가 많지만, 무심결에 만지고자 하는 충동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들 수 있어 자제력 시험의 장이 되기도 한다. 


현재 작품 1,300여 점을 소장 중이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총 소장품의 40%에 가까운 4,000여 점을 단계적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또한 전문가들에게만 개방 중인 4층의 특별 수장고 작품들을 12월부터는 예약제 형식을 통해 일반 관람객에게도 개방할 예정이라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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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수장고와는 반대로 보이는 수장고는 창밖에서 수장 작품을 관람하고 보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형식이다. 


1층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들인 이중섭의 <호박>, 김환기의 <초가집>, 김기창의 <아악의 리듬> 등을 볼 수 있으며 3층의 보이는 수장고에선 정부·미술은행의 대표 작품 700여 점과 수복이 필요한 작품 300여 점이 수장돼 발길을 붙잡을 예정이다.


무엇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는 그동안은 보기 힘들었던 예술 작품의 수복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전문공간인 유화 보존 처리실과 유기·무기 분석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창밖에서 미술품 보전처리 과정 및 수복 과정을 관람하는 동안 아이들은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과 환경을 상상해 볼 수 있으며 훼손됐던 작품이 재전시되는 과정을 통해 미술품에 애정을 갖는 계기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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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을 더욱 가깝게


그동안 현대미술이라고 하면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결국 미술의 본질은 우리의 감각과 생각을 환기시키는 데 있다.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작품이 말을 거는 소리가 들릴 듯한 가까운 거리에 아이들과 손을 잡고 가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의 눈으로 본 현대미술은 어른들의 마음 속 거리보다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선 개관일인 2018년 12월 27일부터 9월 25일까지 <별 헤는 날 : 나와 당신의 이야기> 전이 진행 중이다. 


15명의 젊은 작가들의 회화, 사진, 조각, 영상 설치 작품 총 23점을 볼 수 있는 이 전시는 원래 지난 6월에 막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개최와 연계하여 연장 전시가 결정되었다. 


이외에도 2019년도 하반기에는 ‘현대회화의 모험’전을, 2020년 상반기에는 이중섭, 김환기 등 ‘소장품 근대미술 걸작선’을 추진할 계획이며 건물 내·외부 공간을 활용한 작가 커미션 프로젝트를 연간 1회 개최하는 등 관람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방법을 모색 중이다.
 

더 알차게 즐기는 꿀팁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모든 층을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다. 


유모차와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 1층을 먼저 둘러본 후 5층부터 내려오면 더욱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2층에는 대규모 휴게실이 있어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무엇보다 각 층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여 공기의 질을 관리하고 3층 수장고는 나무 바닥재를 까는 등 더욱 쾌적하고 안락한 관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충분히 즐겼다면 걸어서 10분 거리의 동부창고에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시민의 문화시설로 운영되고 있는 이곳엔 공예실, 조리실, 공연 연습장이 있어 구경할 거리도 있고, 책골목길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Editor 이소영

자료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