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온 아기 토끼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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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초인종 소리가 울려 밖을 내다보니 아기 토끼 한 마리가 얼굴만 수줍게 내민 채로 말을 건다. 


“안녕? 나는 네덜란드에서 온 미피라고 해. 너와 함께 놀고 싶어서 찾아왔어. 우리 친구하지 않을래?” 우리 아이와 친구하기 위해 멀리서도 날아왔다. 


그래, 우리 뭐 하고 놀까? 이상한 세계로 이어지는 토끼 굴로 안내하지 않을 것만은 확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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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피와 친구할래요?

긴 귀와 하얀 털을 가진 아기 토끼는 늘 무표정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러다 이 아기 토끼의 하루를 조금만 따라가 보면 알 수 있다. 이 자그마한 토끼가 얼마나 다정하고 속 깊으며 가족을 사랑하고 세상에 열린 마음을 가졌는지를.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이 아기 토끼의 이름인 미피는 읽는 이의 마음속에 와서 콕 박힌 채 오래도록 친구로서 자리 잡는다. 

첫 출간되고 60여 년이 흐르는 동안 그렇게 미피는 전 세계에 친구를 많이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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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피와 친구할래요? Meet miffy – miffy by Dick Bruna since 1955>은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는 아기 토끼 미피의 일러스트레이션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피 그림책의 원화 및 드로잉 60여 점, 세계 각국에서 출간된 미피 그림책들, 작가 사인이 들어간 실크스크린 35점, 2015년 미피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여러 나라의 작가들이 만든 미피 아트 퍼레이드의 조각을 볼 수 있다.  

또한 딕 브루너가 젊은 시절에 만들었던 포스터와 책 표지 등을 통해 미피의 창조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였으며 예술가였던 딕 브루너의 다양한 면면을 만날 수 있어 흥미를 더 한다.  

유리를 이용한 큐레이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도 설레게 한다. 

전면의 유리를 통해 친구를 마중 나온 미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전시장에서는 유리가 안과 밖의 경계를 없애 미피와 함께 그림책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꽃이 잘 자라도록 물을 뿌리고 땅을 고르는 미피의 평온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은 꼭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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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피는 어떤 아이일까?
아기 토끼 미피는 그래픽 아티스트였던 딕 브루너가 1955년에 마당에서 뛰어노는 토끼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한 살짜리 아들에게 그려준 이야기에서 탄생한 캐릭터이다. 

2011년까지 출간된 32권의 그림책 속 주인공인 미피는 단순하고 긍정적인 성격이며 항상 새로운 모험을 즐긴다.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부터 가족의 사랑, 자연 및 동물과의 만남, 슬픔, 양심의 가책, 장애와 죽음 등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는 동안 미피는 소박하고 단순해도 자신만의 언어와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행동한다. 

이런 미피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경험하는 모든 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힘을 갖게 된다.

아이들이 미피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이유는 책의 구성에도 있다. 미피의 그림책은 단 네 줄의 글이 한쪽 면에, 반대쪽에는 그림이 들어가는 단순한 형식이다. 

모든 이야기가 12장의 그림 안에서 완결되는데 이 때문에 이야기는 본질만 남아 아이들에게 상상할 여지를 남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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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는 것만으도 긍정적인 힘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친구와의 만남은 얼마나 즐거운가. 

그런 친구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되는 것은 이미 행운일 것이다. 미피의 초대는 과연 행운으로 이어질까? 확인은 우리의 몫이다.


Editor 이소영
자료제공 : 알부스갤러리, 머시스재단